내 청춘의 첫 페이지
악산(岳山)이라는 명성답게 거친 바위와 수려한 골짜기를 자랑하는 관악산이지만, 나에게는 그저 산이 아니라, 매일 아침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던 내 청춘의 첫 페이지로 기억된다. 그 산자락 아래 자리한 서울대학교 교내의 한 벤처기업이 나의 첫 직장이었다.
당시의 출근길은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여정이었다. 마을버스와 전철, 교내를 순환하는 버스로 갈아탄 뒤에야 비로소 목적지에 닿을 수 있었다. 편도만 장장 두 시간 반. 몸도 마음도 고단한 시절임은 분명하지만, 되짚어보면 사회 초년생이었던 내게, 소중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마음이 먼저 앞섰던 것 같다.